건강&생활 이야기 (펌)

아스피린의 진실

소솜* 2020. 7. 15. 12:56

아스피린의 진실

 

최초의 합성 아스피린은 1897년 독일 바이엘사에서 개발되었습니다. 100년 이상 꾸준히 사용되고 있는 약품인데, 초창기 아스피린은 주로 해열, 진통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1970년대에 아스피린의 작용 기전이 밝혀지게 되었고, 심장약이나 혈액 질환의 예방약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진통 해열 효과를 나타내는 용량은 보통 500mg 정도인데 이것보다 낮은 75-300mg 정도를 복용하게 되면 항혈소판기능이 활성화되어 동맥혈전성 질환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의학적으로 아스피린은 심혈관 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다음과 같은 환자들에게 처방됩니다.

 

 

 

 

① 관상동맥 질환·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으로 약물치료와 시술을 받은 환자

 

 

 

② 혈전으로 인한 허혈성 뇌졸중(일과성 뇌허혈, 중풍)을 앓으신 분 - 뇌출혈 환자에게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③ 말초혈관 질환

④ 심방세동 환자에서 와파린과 같은 항응고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환자로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이 중등도 이상인 경우 뿐만 아니라 아스피린의 장기 복용은 위암, 대장/직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춘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밝혀졌습니다. 아스피린이 염증반응을 낮추고 전이억제기전에 작용하기 때문인데, 근래에는 난소암과 자궁경부암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었고 학회에서는 임상적으로 아스피린의 항암 효과를 적용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아스피린을 복용한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이로운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진료를 하다 보면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해서,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아서 심장병이 걱정되기 때문에, 손발이 차고 저리다는 이유로 아스피린을 먹어야 되느냐고 문의하는 분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스피린을 복용했을 때의 이득보다는 부작용으로 인한 손해가 더 큰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아스피린은 의사와 충분히 상담 후 처방 받아야 합니다.

 

 

 

아스피린은 혈소판 기능을 방해하므로 혈전 생성을 억제 하는 대신, 출혈의 위험성도 높입니다. 아스피린의 효과는 수 시간 내에 시작되지만 몸에서 제거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수술이나 출혈이 예상되는 시술을 하게 될 때에는 적어도 5일 정도는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위장점막생성을 방해하여 위궤양이나 위염을 일으킬 수 있는데, 궤양으로 인한 장출혈이 동반된 경우에는 지혈이 쉽게 되지 않아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중에 검은색 변을 본다든지 빈혈로 인해 숨이 차고 어지러운 증상이 있다면 즉시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한국인의 경우에는 서양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스피린에 의한 뇌출혈의 위험성이 더 높기 때문에 아스피린 사용에 신중해야 합니다.

 

 

 

이처럼 잘 사용하면 진짜 ‘약’이 되는 아스피린. 잘 알고 본인의 건강 상태에 맞게 복용해야 할 것입니다.

글 :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서울건진센터 순환기내과 강정규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