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이야기(펌)

그리운 사람의 냄새

소솜* 2020. 4. 28. 11:13




그리운 사람의 냄새

냄새는 힘이 세.
그리운 사람의 체취가  꼭 향기롭기 때문에

기억의 가장자리를  맴도는 것이 아니야.

 퇴근하고 바로 만난 뒤의  은은한 땀 냄새,

목덜미의 우묵한 곳에서 풍기는  달짝지근한 살 냄새,

당신이 베고 잔 베개의 냄새.
그 냄새들에 우리는 중독되지.

코끝에서 되살아난  냄새에

우리는 행복해졌다가 절망스러워지기를  반복해.

색채와 음성이 모두 닳아서 없어져도,
냄새는 끝까지 남는 기억이거든.

- 탁재형의《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