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친구야, 많이 기다렸지? 늦어서 미안해

소솜* 2023. 4. 14. 10:03

내 친구 oo야!
어제는 너를 만나러 가며
가는 내내 기대와 불안으로 교차되는 감정을
나도 친구도 감출 수가 없더구나.
병원에 도착해 코로나자가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너를 만나기 위해 보름 전 예약했는데
혹시라도 코로나확진으로 널 못만날까봐
나도 친구도 검사키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단다.
다행히도 둘 다 음성이 나왔을 때 안도감이란.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침대에 누운채로 네가 보였는데도
내 무의식 속에서 네가 아니길 거부를 하는지
선뜻 다가가질 못하고 멈칫한 걸 너는아니?
누구보다 똑똑했었고
누구보다 당당했었고
누구보다 여유로웠고
누구보다 화목했었고
누구보다 행복했었던 너였는데
너에게서 그 모든 기억들을 앗아간 사람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너에게 기억들을 돌려주길
간절히 기도하고 또 기도했단다.
친구야!
다시 널 만나러 갈 땐 환한 웃음으로
우릴 반겨주지 않으련?
그거 하나면 돼
우릴 알아보고 환하게 웃어주는 거
꼭 그래줄 거라 믿으며
멀지 않은 날에 다시 널 보러 갈게.
친구야!
머지않아
" 나 긴 여행 마치고 기억 찾아왔어
우리 맛있는 밥 먹으며 쌓아둔수다떨자"라고
너의 맑은 목소리로  먼저 연락하길
열심히 응원하고 기도하며 기다릴게
사랑해 oo야💕

기억을 잃고 병원에  누워있는 친구를
2019년 겨울에 보러간 후
코로나로 3년이 넘게 만나지 못했는데
어제 만나고 오며 내내 가슴이 먹먹해서
같이 갔던 친구와 몇시간을 카페에 앉아
안타까움을 덜어내고 덜어내도 먹먹했다.
누구보다 당차고 화목하고 행복하게 살아서
많은 선후배들이 닮고 싶어하는 롤모델이었는데ᆢ
어제는 달리 어찌할 수 없어 내 마음의 간절함만
친구의 마음 안에 담아주고 와서는
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게 인간이고 그래서 참 헛헛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