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뽑으러 모여라~~
후텁지근하면서도 햇빛도 따갑던 어제, 시골집 텃밭에 풀이 수북해서 심어 놓은 농작물들을 제대로 못 먹을 거 같다고 큰동생이 다 모여 풀뽑자는 제안을 해서 막내동생은 연가까지 사용하며 아침 일찍 다 모였다. '풀 반, 농작물 반'이면 다행인데 '풀 2/3, 농작물1/3'로 주객이 전도되어 있었다. 언니와 동생들은 풀뽑기 시작하고 나는 열무다듬기, 완두콩따기, 상추따기 등 좀 수월한 일들을 하는데도 땀이 비처럼 흐르고 어지럽기까지 하니 무슨 텃밭 농사를 짓겠는가ㅠㅠ
큰동생이 삼사일 머무르며 반 정도 남은 풀은 뽑는다길래 오전 밭일로 마무리 하고 점심 먹고 오후에는 법무사 만나고 시청에서 서류 준비하다보니 서너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부모님의 피땀어린 재산을 4남매가 원만하게 합의하여 서류제출까지 마치니 속이 후련했다. 서로 기분 좋게 잘 마무리하고 저녁은 텃밭에 심은 상추,고추,양파,마늘에 삼겹살 구워 먹으며 부모님과의 추억도 떠올리고 기분좋게 상속은 마무리 하였다.
4남매가 서울에 살고 있어 앞으로 시골집은 4남매의 세컨하우스로 누구나 친구들, 지인들, 형제들과 이용하고 텃밭은 관심 있는 언니와, 큰동생이 가꾸고 싶은 작물은 나눠 먹기로 했다. 모든 세금과 수리비는 공동으로 부담하며 당분간은 부모님께서 사시던 집을 유지하기로 합의하며 흔쾌하게 모든 것 마무리~~
어둠이 내리기 시작해 언니가 심은 양파와 큰동생이 심은 아욱, 열무, 호박, 오이, 상추, 고추 등 두 상자를 꽉 채워 서울 집으로 출발~~
1~2주는 야채는 원없이 먹을 거 같아 입에서 채소가 자랄 듯ㅎㅎ
앞으로 4남매가 부모님 집에서 자주 만나고, 분기별로 한 번씩 네 번, 명절에 두 번까지 최소 여섯 번은 4남매 부부 8명이 시골집에서 모이기로 했으니 엄마, 아버지도 천국에서 내려다보시며 흡족해 하실 거 같다.
"4남매 의좋게 지내거라"고 하셨던 엄마의 유언 꼭 지킬게. 2주 후에 시골집에서 다 모이기로 했으니 엄마는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어. 엄마, 아버지~~ 양보하고 배례하는 자식들로 잘 키워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