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시원한 오징어국이 먹고 싶다길래 껍질을 벗겨 무, 두부, 미나리까지 넣고 칼칼하게 끓여서 아침을 먹으며 올해는 오징어가 비싸다는 이야기를 나누다 어제 급식시간에 9살짜리 남자아이에게 한 방 먹은 생각이 나서 가족들에게 말했더니 웃기는 했지만 공감하는 표정이 영 찝찝~~ 급식시간에 유난히 음식을 못 먹고 거기다 싫어하는 음식이 나오면 토하는 게 특기인 아이가 그넘의 스티커가 뭔지 급식을 다 먹으면 스티커 하나씩 줬더니 지난주부터는 다 먹기에 도전하더니만 이번주에는 보란듯이 다 먹고 스티커를 받으며 얼굴에 번지는 희열이란 손흥민선수가 골 넣은 것보다 더했다. 급기야는 어제 급식시간에 오징어볶음이 나왔는데 오징어를 제일 싫어한다며 찡그리고 간신히 먹으며 하는 말 "선생님 내가 오징어도 먹었어요 먹으면 토하데 토하지 않고 참고 먹었어요 오징어 먹는 게 제일 어려워요" 여기까지는 참 좋았는데 다음 한문장이 뒷목을 잡게 했다 "선생님이 예뻐지는 것보다 더 힘든데 내가 먹었어요" 이게 뭔 말인겨~~ 말인겨 막걸린겨~~ 그럼 내가 안이쁘다는겨? 나름 남에게 민폐는 안끼치는 얼굴이라 여겼는데 김태희를 원하는 거야, 한지민을 원하는 거야~~ 9살도 나름 남자라고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서뤼~~ 내 삶에 트라우마 하나 더 추가 오징어는 당분간 멀리할겨~~ 아침에 먹은 시뻘건 오징어국은 오징어가 아녀 사촌인 쭈꾸미랑게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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