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노래 이야기

말인겨 막걸린겨~~

소솜* 2019. 3. 28. 10:39




딸아이가 시원한 오징어국이 먹고 싶다길래

껍질을 벗겨 무, 두부, 미나리까지 넣고 칼칼하게 끓여서

아침을 먹으며 올해는 오징어가 비싸다는 이야기를 나누다

어제 급식시간에 9살짜리 남자아이에게 한 방 먹은 생각이 나서

가족들에게 말했더니 웃기는 했지만 공감하는 표정이 영 찝찝~~


급식시간에 유난히 음식을 못 먹고

거기다 싫어하는 음식이 나오면 토하는 게 특기인 아이가

그넘의 스티커가 뭔지 급식을 다 먹으면 스티커 하나씩 줬더니

지난주부터는 다 먹기에 도전하더니만

이번주에는 보란듯이 다 먹고 스티커를 받으며

얼굴에 번지는 희열이란 손흥민선수가 골 넣은 것보다 더했다.

급기야는 어제 급식시간에 오징어볶음이 나왔는데

오징어를 제일 싫어한다며 찡그리고 간신히 먹으며 하는 말

"선생님 내가 오징어도 먹었어요

먹으면 토하데 토하지 않고 참고 먹었어요

오징어 먹는 게 제일 어려워요"

여기까지는 참 좋았는데 다음 한문장이 뒷목을 잡게 했다

"선생님이 예뻐지는 것보다 더 힘든데 내가 먹었어요"

이게 뭔 말인겨~~

말인겨 막걸린겨~~

그럼 내가 안이쁘다는겨?

나름 남에게 민폐는 안끼치는 얼굴이라 여겼는데

김태희를 원하는 거야, 한지민을 원하는 거야~~

9살도 나름 남자라고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서뤼~~

내 삶에 트라우마 하나 더 추가

오징어는 당분간 멀리할겨~~

아침에 먹은 시뻘건 오징어국은 오징어가 아녀

사촌인 쭈꾸미랑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