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이상했다.
해마다 3월 2일은
가장 긴장되고 설레이며 부담되는 날인데
오늘은 느즈막히 출근 시간쯤에 일어나
아이들과 첫 대면하며 서로 탐색전?을 펼치며
1년 사람 농사를 대충 짐작할 수 있을 시간에
베란다 티 테이블에 앉아
화단과 화분에 피어난 봄꽃들을 보며
갓 내려 향 좋은 커피를 마시는 여유로움이란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새로움이었다.
그럼에도 내 스스로가 낯선 풍경을
맘껏 누리지 못하는 건 또 뭐람ㅠㅠ
느긋하게 아점을 먹고
운동 겸 걸어서 도서관도 갔다 오고
집으로 오는 길에 카페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 보며 커피도 마시며
나름 의미가 있고
시간과 장소에 구속 받지 않는 자유를 만끽하며
인생 2막의 첫날을 슬기롭게 잘 보냈다.
자유란 혼자 있을 때보다
둘이 있을 때 더 완전하다고 하지만
난 당분간은 혼자 있을 때의
완전함에 취해 보고자 한다.
혼자 있으면 뭔가 불완전해서
그 불완전한 느낌 때문에 자유로울 수가 없다지만
외로운 자유와 달콤한 구속 사이에
타협되는 지점 같은 것은 아직 찾지 못했기에
당분간은 외로운 자유를 실컷 맛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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