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여만에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반포둔치의 밤은
뭉클하면서도 불안감도 함께~~
어젯밤 딸아이와 오랫만에
집 근처 반포둔치로 산책을 나갔다.
불과 2년 여 전만 해도
일주일에 두 서너 번은 갔던 곳이었는데
최근에는 몇 개월 동안 잊고 지냈다.
남산이 잘 보이는 한강 가장자리에서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고
얼마나 기다렸던 시간이었던가
통닭에 생맥주를 마시며
지난 이야기들을 나누는 사람들로
통닭집 야외 테이블은 빈자리가 없었다.
집에서 출발할 때는
만 보 걷기로 칼로리 소모를 줄이자는 취지였는데
통닭의 고소하고 기름진 냄새는
인내심의 한계를 훌쩍 뛰어 넘어
나도 모르게 손에는 잘 튀긴 닭다리가 ㅠㅠ
칼로리 소모가 아니라 보충했으니
만 오천보 걷기 하자며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걷기 시작
세빛섬의 빛 바뀜의 아름다움과
공원에 삼삼오오 앉아 불 밝혀 놓은 사람들도
왜그리 반갑고 정겨운지
공연장도 아닌데
올해 내가 가본 곳 중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기름진 통닭을 먹었으니
기름기 씻겨줄 커피는 필수라며
줄 서서 별다방에서 커피와 빵 테이크 아웃해서
강가 자리에 앉아
딸아이와 커피 한 잔에 빵 한개 순삭하며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며
우리에게 유리한 말들만 적용시키며
깔깔깔~~
집에 도착해서 만 오천보는 아니더라도
원래 집에서 나갈 때 목표한 만 보는 바랬는데
에구에구~~
난 어제
만 보 걸으며 칼로리 태우기는 커녕
만 칼로리 먹어서 칼로리 축척했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산책이었다.
그래도 일상으로 돌아가는 광경들이
앞으로 쭈우욱 이어지길 바래본다.
서로서로 조금 더 조심하며
일상을 다시 반납하는 일이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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