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령지 학교에서
설렘과 두려움, 기대감을 함께 녹여냈던
친구이자 동료샘들 자녀들이
그때의 우리 나이보다 몇 살은 더해져
새로운 출발을 한 두명씩 하는 걸 보니
아무리 우겨봐도 이젠 어쩔 수가 없나보다ㅠ
엊그제 주말,
친구 딸 결혼식장을 다녀오다
목에 뭔가가 걸린 듯한 먹먹함에
집으로 오는 길에 백운호수에 들러
차 안에서 한참을 앉아 호수만 바라보았다.
무엇이 걸려 먹먹했을까?
어느새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다논
속절없는 세월이 야속해서 먹먹했을까.
속도의 완급 조절을 제대로 못해서
한 두번 방향을 잃었던 안타까움으로 먹먹했을까.
우리는 지금 사진 속 모습으로 이만큼 왔는데
마음은 첫 발령지의 첫 만남의 모습으로
저만큼에서 서성대는게 먹먹했던 것일까.
순리대로 사는 게 삶이라는 것도 알고
지금이 참 편안하고 더없이 행복한데도
가끔씩 저만큼에서 서성대는 마음을
이만큼 데려다 놓칠 못하는 먹먹함이 있다.
넘기지도 뱉지도 못하고
목구멍에 걸린채로 컥컥컥~~
그래놓고선 오늘은 언제그랬냐는 듯이
목에 걸렸던 것렸던 먹먹함이 싹 내려가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배시시~~ㅎㅎ
지금도 그곳 한정의 운동장에 가면
까르르 웃어댔던 우리들 웃음이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고 있을 것 같다.
그곳에 두고온 우리들의 웃음을 다시 모아
웃음의 진원지 추억을 찾고자
오월에는 다섯이 함께 그곳 운동장으로~~
새끼손가락 걸고 꼭꼭 약속했다.
모두 건강 잘 챙기고 오월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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