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복장 터져 쓰러질 뻔~~~

소솜* 2022. 9. 27. 14:01

나, 오늘 복장 터져 죽을 뻔 ~~ㅠㅠ

살랑살랑 부는 가을 바람이 유혹하길래

가을의 유혹을 기꺼이 받아들여

오늘 강화도 가을 만끽하려 했는데

어젯밤에 친한 후배 교감샘이

간절하게 애원해서 차마 뿌리치지 못하고

2학년 이라길래  편안하게 생각하고 출근했는데

앗뿔싸~~!!

이집트에서 온 다문화 가정 아이가

영어로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큰 눈을 반짝이며 대답을 기다리는데

대답은 커녕 뭘 질문했는지 조차

정확하게 파악을 하지 못하겠기에

나도 작은 눈을 반짝이며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 하고 있는데

더 기가 막힌 건

나도 그 아이도 서로 답답해 하니까

한 아이가 나와서 통역을 하는데

우리말도, 영어도 어찌나 능숙한지

이건 초2 수준이라고 믿을 수가 없어

외국에서 살다 왔나고 물었더니

외국 여행도 아직 다녀오지 않았단다.

유치원 때부터 배운 거라는데

어찌하여 10년 배운 나보다 훨 잘하느냐고ㅠㅠ

이건 완전 속 터지고, 속상하고, 화 나고...

평생을 교단에서 쓰러진 적은 없는데

아무래도 3일간 수업하다가 쓰러지지 않을까

심히 걱정되고 불안하고

마음 같아서는 낼부터 안나오고 싶은데

요즘 강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보다

더 힘들다 하니 후배샘 생각하면 견뎌야 하고

오호 통재라 진퇴양난이로다~!!

그 아이가 자리에서 일어나면

심장부터 나대며 쿵쾅쿵쾅~~

영어 학원도 없었던 시골 출신이라

원래도 영어에 약해서 울렁증도 있고

영포자라서 서울대로 진즉에 포기했었는데

아~~ 울렁증으로 아이가 돌아갔는데도

환청이 들리는 듯 하니 우짜면 좋노

꿈 속에도 나올 것 같고......

아~~내일은 또 어쩌지ㅠㅠ

번역기 사용해 볼까도 생각했는데

그건 다른 아이들에게 내 체면이ㅠㅠ

아이들이 돌아간 텅 빈 교실에서

영어 공부 제대로 안한 나 자신을 탓하며

가을이고 나발이고 3일은 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