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차 두고 걷기 겸 대중교통을 이용해 성북동 탐방에 나섰다. 한성대역 6번 출구에서 만나 마을버스 2번 타고 길상사 올라가는 길이 구불구불 하고 높아지는데 이건 완전히 롤러코스터 보다도 더 아찔하고 무섭고 스릴까지 있게 운전하시는 버스기사님 덕분?에 간만에 놀이기구는 탄 거 같았지만 심장이 쫄깃하고 십 년은 수명이 줄은 듯ㅠㅠ 손님들이 무섭다고 궁시렁대도 들은 척도 안하셔서 서 있던 우리도 손잡이를 어찌나 꽉 잡았던지 어깨가 뻐근했다. 요즘은 대중교통도 승객들의 안전을 최우선 시 하는데 연세도 있으신 기사님은 승객들에게 짜릿함을 느끼게 하는 게 컨셉이신가? 암튼 최고의 아찔, 최악의 공포의 2번 버스ㅠㅠ
버스 공포 탓인지 하차하고 나니 급 배가 고팠는데 '성북동 면옥집'은 역시나 웨이팅 후 20 여분 기다려 '갈비찜과 냉면'으로 점심을 흡족하게 먹었다. 역시 성북동 면옥집은 여러 번 갔는데도 갈 때마다 만족도가 만점!!
'성북동 면옥집'에서 5분여 걸어 내려오면 '길상사'가 있어 밥 먹고 둘러보기에도 따 좋아. 날씨가 좀 덥기는 했어도 길상사 경내가 그늘도 많고 초록의 싱그러움으로 덮여 있어 한자락 바람이 불어갈 때마다 시원하기도 하고 바람냄새도 달랐다. 종교와는 전혀 상관없이 둘러보는 내내 뭔가 모를 숙연함과 편안함이 마음을 가득 채우는 거 같아 좋았고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이 절로 마음에 스며드는 거 같아 잠시나마 욕심이 덜어지고 비움의 공간이 생기는 거 같았다. 길상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에 찾아도 나름의 분위기와 편안함이 참 좋다. 9월에는 상사화 보러 다시 가야지.
지난 번 갔을 때도 없었던 카페가 길상사 정문 길 건너에 오픈을 해서 목도 마르고 카페인도 채우러 '카페 갤러리'로 고고고~~
오픈한 지 얼마 안되어서 새건물 냄새가 솔솔 나고 이곳 저곳 신경을 써 인테리어를 해서 머무르는 시간 동안 '손님을 돈으로 보는 것 같은 카페'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3층은 작품 전시가 되어 있어 왠지 이야기와 예술이 섞여 평소와 다름 없는 이야기의 질도 수준이 높아진 것 같다할까ㅋㅋ. 한성대역 까지는 길상사에서 걸어서 20여 분 걸리는데 고즈넉한 성북동을 느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다 보니 시간이 순삯 ~~ 내 친구들 두 사람은 두 번째의 만남이었는데 열흘 차이로 태어나 공감대가 많아서인지 어찌 그리 친한 겨. '늦바람이 무섭다'더니 늦은 나이에 인연이 되더니만 찐인연 되겠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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