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엄마를 만나듯 이모들을 만나다

소솜* 2024. 8. 9. 07:59

 


절기는 그야말로 조상들의 슬기의 진면목이다.
입추가 지나니 한낮의 열기도 좀 사그라들고
열대야도 슬쩍 꼬리를 내리고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니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바람도 불고 견딜만 하넹.
견딜만한 여름날 이모들과 '장모밥상'에서 11시에 만났는데
이미 주차장도 좌석도 만석이라 웨이팅을 할 정도로
손님들로 꽉 차다니 입이 떡 벌어졌다.
그래도 우린 6인석 테이블 하나가 비어있어
기다림 없이 앉아서 먹는데 더없이 충실했다.
반찬은 셀프로 리필해 가며 꼼꼼하게 빈틈없이 위를 채우고
근처 나름 유명하다는 '스톤 클라우드'로 자리를 옮겼는데
역시 카페도 손님들로 만석~~
너무 배불러서 빵은 냄새도 맡기 싫다면서도
다들 손은 빵고르기에 열중이라니ㅎㅎ
커피와 빵이 나왔으니 본격적인 이야기보따리를 풀어야지.
이모셋, 언니, 이종사촌동생까지 여섯명의 보따리는
네시간을 풀어놓았는데도 윗부분도 다 풀지 못해
9월에 넷째 이모집에서  2박3일 파자마파티
약속을 하고서야 각자의 집으로~~
엄마 자매들 다섯 중에서도
유난히 가난하고 억척스럽게 살면서도
4남매 자식 교육에는 그어떤 부모보다
열성적이고 헌신적이었던 엄마 이야기를 하며
모두가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제는 얼마든지 편안함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련만
맘껏 누려보지도 못하고 하늘나라 떠난 엄마가
그립고  안타까움의 먹먹함을 어찌할 바 몰라 눈물만 주르륵.
'자식이 효도하고 싶어도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했는데
제대로 효도도 다 못했기에 이 다음에 다시 만나면
못다한 효도 실컷하리라 뒤늦은 후회를 해본다.
"엄마~~ 어제는 이모들 만나 밥 먹고 차 마시며

엄마 이야기 많이 했어.

엄마는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셨고

고생도 너무  많이 하셔서 늘 미안하고 고마워.

엄마 덕분에 우리 4남매 잘 살고 있으니 자식 걱정 하지말고

우리가 만나러 가는 날까지 편안히 쉬고 있어.

엄마가 동생들에게 정을 베풀었듯

이모들에게도 잘할게.

엄마 많이 보고 싶고 무지무지 사랑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