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후~~크게 호흡을 하다 다시 히죽 웃는 난 뭔지 원...

소솜* 2018. 5. 18. 09:17




가장 무서운 지옥은 견딜만한 지옥이렷다

빠져나오기도 어렵고 머무르기도 벅찬 지옥

그 지옥을 이틀 맛보고 나니 아침부터 덜컥 겁부터 나네 ㅎㅎ

이틀 동안 비가 내려 후텁지근한데다

실내온도 28도가 넘어야만 에어컨 가동을 해준다나뭐라나

어제는 결국 실내온도 28도 높이기에 일부러 도전도 해 보았는데

0.5도 모자라서 스물여덟 명의 아이들 땀으로 범벅ㅠㅠ

미치지 않고 간신히 견뎌낸 그 지옥의 이틀

오늘만큼은 제발 비가 그치던지, 에어컨이 가동되던지 해야지 살지

무슨 통돼지를 삶는 것도 아닌데 육수만 쭉쭉 빼다보니

끈적끈적하고 불쾌하고 성질까지 천장을 뚫고 나갈 기세였는데

그렇게 무서운 지옥의 이틀을 견뎌내다 보니 살짝 맛이 가는 중인가 보다

히죽히죽 웃다, 질질 울다, 안마시던 믹스커피도 땡기고 ㅎㅎ

그나마 두어 해 전 개학식 날

누군가 내게 가장 필요할 거라며 선물해 준

무선 마이크가 있어 큰소리 안내도 되니 지옥 중 천국이라 여기지만

이런 날씨에 연애 한답시고 꽉 붙어다니는 연인들 분명 땀띠 날거다 ㅋㅋ


이 아침,  가슴이 미어지고 명치가 아프다

아침활동시간에 5.18민주화운동 동영상을 보며 아이들과 함께 울었다

미안하고 안타깝고 그러면서도 어쩌지 못해 많이 아팠다.

그래놓고 커피 한 잔 마시고 나니  또 히죽~~

오늘 하루만 잘 견뎌내주면 나흘 쉰다는 것이

먹먹함의 아픔마저 녹여내고야 마는 가 보다.

그래서 옛부터 산 사람은 다 살아가게 되어있다고 했나보다

그런데 오늘만큼은 미안하고 또 미안하고 웃으면서도 미안할 것 같다.

     오늘은 덥고 비가 내리더라도 넘어가주리다

     눈물이고, 아픔이고, 그리움의 비니까...


그런 마음으로

후~~크게 호흡을 하다 다시 히죽 웃는 난 뭔지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