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생활 이야기 (펌)

'식중독 정보' 진실과 거짓

소솜* 2019. 7. 1. 09:22

'식중독 정보' 진실과 거짓

식중독 사고 중 40%는 6~8월에 발생한다. 그런데 우리가 의외로 잘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식중독 상식이 많다. '씻으면 다 괜찮다'라거나 '해산물이 식중독의 주된 원인' '식중독이면 우유처럼 부담 안 되는 음식이 좋다'는 것은 모두 틀린 말이다.

[확인 1] 해산물이 가장 위험? →채소·과일이 1위

회 같은 해산물이 식중독의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채소와 과일은 편하게 먹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식중독 주범은 채소와 과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2~2016년 병원성 대장균으로 인해 생긴 식중독 원인 식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채소류가 41.8%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육류(14.2%), 3위는 김밥 등 조리식품(2.6%)이었다. 해산물은 상위 3위 내에 들어가지 않았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식중독 원인의 46%는 세균에 오염된 채소와 과일이라고 밝혔다.

채소와 과일은 왜 식중독의 주 원인이 될까? 채소와 과일은 그냥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해 제대로 세척하지 않거나, 샐러드 등 날것으로 먹다보니 상대적으로 세균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염준섭 교수는 "더러운 손으로 만지는 등 운반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하거나, 채소를 기르는 데 사용한 지하수가 오염돼 있어도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채소와 과일은 반드시 깨끗한 물로 세척한 뒤, 곧바로 섭취한다. 외식 중 식중독을 피하고 싶다면 위생 상태가 의심스러운 음식점은 피하고, 제대로 씻었는지 알 수 없는 채소가 들어간 샐러드류나 샌드위치 등은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채소와 과일은 반드시 섭취 직전 세척해야 한다. 세척 후 실온에서 보관하면 세균이 늘어나면서 식중독 위험을 커진다. /그래픽=양인성,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확인 2] 씻기만 하면 괜찮을까? →세척 후 실온 보관 금물

식재료는 깨끗하게 씻기만 하면 다 괜찮을까? 그렇지 않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먹거나 조리하기 직전에 씻으면 괜찮지만, 씻은 식재료를 실온 보관한 후 먹으면 세균에 의한 식중독 위험이 있다"며 "최근 한 국내 연구에 따르면 부추를 세척한 후 실온에서 12시간 보관했더니 식중독균이 평균 2.7배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가열하는 식재료는 위험이 줄어들지만, 가열하지 않는 식재료라면 세척 후 바로 섭취하는 게 좋다. 고 교수는 "바로 섭취가 힘들다면 반드시 냉장보관하고, 세척 후 적어도 한 시간 이내에 섭취해야 좋다"고 말했다.


[확인 3] 우유는 부담없다? →설사 유발해 피해야

이미 식중독이 생겼다면 아예 굶거나, 우유 등만 마시기도 한다. 이런 행동은 오히려 식중독 증상을 악화시킨다. 무조건 굶으면 적절한 영양이 공급되지 않아, 설사를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식중독으로 장에 염증이 있으면, 일시적으로 유당불내증이 올 수 있다. 고기동 교수는 "평소에 유제품을 먹었는데 큰 문제가 없던 사람이라도, 식중독에 걸리면 염증으로 장 점막에서 유당 분해효소 생성·분비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며 "특히 소아에서 이런 증상이 뚜렷하며, 식중독에 걸렸다면 당분간 유제품 섭취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확인 4] 노로바이러스 여름엔 안전? →사계절 내내 생겨

노로바이러스는 사계절 내내 생긴다. 2017~2018년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12월~2018년 2월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환자 수는 총 3966명이었지만, 2018년 6~8월 환자 수는 총 1008명이었다. 여름철 노로바이러스를 예방하려면 손을 자주, 잘 씻는 게 우선이다. 사람 간 전파가 많으므로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는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는 게 좋고, 음식은 익혀 먹는 게 안전하다. 채소 등 식재료는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세척한다.


[확인 5] 배 아프니 진통제 복용? →임의 사용 피하는 게 좋아

설사나 복통 증상 때문에 약국에서 진통제를 사 먹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의사가 따로 처방하지 않은 진통제를 임의로 복용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염준섭 교수는 "진통제가 위장을 자극해 증상이 심해질 수 있고, 복통을 완화시켜 질병이 호전된다고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위장에 있는 독소가 충분히 대변으로 나와야 해 지사제(설사약)를 먹지 말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고기동 교수는 "원인이 되는 미생물에 따라 지사제를 사용하기도 한다"며 "배변 횟수를 감소시켜 질병 기간을 단축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의사와 상담해 복용 약물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