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김용택
사랑의 온기가 더욱 더 그리워지는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 그늘도 묻히면
길가에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릅니다
내 안에 그대처럼
꽃들은 쉼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한없이 걷고 싶고
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
하얀 풀꽃
한 송이로 서고 싶어요
'좋은 글 이야기(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을 빚을 때 (0) | 2023.09.28 |
---|---|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자 (0) | 2023.09.26 |
우리는 서로에게 (0) | 2023.09.22 |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0) | 2023.09.20 |
그래서 사랑이란다 (0) | 2023.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