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그것들과 세월을 보내고 싶다

소솜* 2021. 12. 29. 09:04

2021년도 세 꼭지를 남겨놓고 있다.

첫날을 맞이할 때의 계획이나 기분들은

어디로 자취를 감추었는지

그게 무엇이었는지 기억조차 희미하다.

그렇게 살아내다 보니

세월이 갈수록 진심으로 갖고 싶은 것이 있다.

잔소리도 다정한 속삭임처럼

곱게 전할 수 있는 능력.

외로울수록 더 침착하게 나를 성찰하고

일상을 야무지게 챙기는 고독력.

착하긴 해도 만만하지는 않다는

느낌을 줄 정도의 헐렁한 단단함.

좋아하는 일이 있으면

밥 먹는 일도 기꺼이 잊을 수 있는 몰입력.

가까이, 그러나 너무 가까워서

멍들지는 않을 정도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관계 관리 능력.

오직 사랑에 있어서만은

실수를 배워본 적이 없는 것처럼,

이별이라는 단어 같은 것은 모르는 사람처럼

혼신의 힘을 다하는 순정함.

사랑이 다이아몬드 반지처럼

영원히 빛나는 것이 아니라

구리 반지처럼 매일 닦아줘야 하는 것임을

잊지 않는 아름다운 기억력.

나 자신을 내가 사랑하고 아끼며

존중받을 수 있는 자존감.

이러한 것들을 진심으로 갖고 싶다.

인생을 바쳐 진심으로 갖고

그것들과 함께 세월을 살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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