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이야기(펌)

당신과 아침에 싸우면 밤에는 입맞출 겁니다

소솜* 2023. 6. 1. 12:14

찬 바다로 가자.
새하얀 거품이 이는 너른 바다로 가자.  

네가 그렇게 말해주면
나는 못 이기는 척 따라 가고 싶다.  

실수로 바다에 푹 젖어버려서,
근사한 말 같은 것들은 다 벗어버리고 싶다.  

그렇게 앙상하게 남은 마음을
너에게 고백하고 싶다.

볼품없는 감정들을 너는 안아줄까.
초라한 사랑을 손가락에 끼워도 너는 웃어줄까.

여태 외로움을 갚는 데에 사랑은 쓰지 않았다.
허기질 때에도 사랑은 팔지 않았다.
눈을 맞으면서도 사랑은 태우지 않았다.  

그러니 나는 너를 사랑하면 파산하고 만다.
사랑 하나 주고 나면 나는 가진게 아무것도 없게 된다.  

하지만 외로움의 독촉도 그것으로 끝이 날테니
나는 죽다 살아난 사람처럼 기뻐할 것이다.

어쩌면 이 러브레터가 곧 나의 회생 신청서.
부디 나의 사랑을 반려 말고 가엾이 여겨주기를.

<당신과 아침에 싸우면 밤에는 입맞출 겁니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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