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이야기(펌)

봄이 오는 길목에서

소솜* 2022. 2. 8. 21:00

봄이 오는 길목에서 

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삶의 온갖 아픔 속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꽃을 피우고 싶어
온몸이 가려운 매화 가지에도

아침부터
우리 집 뜰 안을 서성이는 
까치의 가벼운 발걸음과 긴 꼬리에도
봄이 움직이고 있었구나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의 바위 틈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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