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20
난 빨래를 뽀얗게 삶아 널 때 기분이 참 좋다.
요즘 햇볕이 너무 아깝다 싶어
어제는, 빨아서 각지게 접어 정리한 수건까지
집에 있는 수건이란 수건은 전부 모아서
빨랫비누 팍팍 문지르고
색상이 살아난다는 세제까지 넣어서
빨래 삶는 커다란 들통에 넣고
푹푹 삶기를 한 시간여~~
헹구기까지 손빨래로 하고 싶었는데
쪼그려 앉는게 예전처럼 쉽지가 앉아
세탁기 삶는 기능으로 한 번 더
볕 좋은 베란다에 탁탁 털어 너는데
전 날 속 시끄럽던 마음까지 탁탁 털리는 것 같았다.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는 책도 있듯이
상처는 꽃으로도 날 수 있는데
하물며,
사람의 거짓으로 나는 상처야 말해 무었하랴.
사람으로서 가장 예의가 없는게 뭐냐고
누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건 거짓말이라고.
한 가지의 거짓말을 덮기 위해서는
수십번의 거짓말이 보태져야 한다는데
그 거짓말이 결국은,
자신의 마음을 자기 자신이 상처내고
언젠가는 아물지 않는 상처로
마음에 아무리 연고를 말라도
딱지가 앉지 않아 곪고 또 곪을진데...
내게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오래 알고 지내온 그 사람에게
과연, 선홍빛 신뢰의
새 살을 꽉 차 오르게 할 수 있을지...
수건을 뽀얗게 삶아 널며
불신으로 흐려진 내마음도 뽀얗게 삶아 널며
내 스무번째 쉼을 보송보송 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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