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시골 고향집에 다녀왔다.아버지만 덩그마니 계시는 고향집은왜그리 쓸쓸하고 마음이 아픈지 ㅠㅠ엄마가 계시는 공원묘지에 가서 실컷 울고머리가 띵하도록 울었는데도 엄마 보고픔은 그대로여서엄마방에서 베개에 코를 밖고 다시 또 엉엉~~얼마나 지나면 마음근육이 단단해질까.엄마가 천국 가신지 100여일이 다 되어가는데도난 가시던 첫날에 그대로 머물러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엄마가 심은 수선화가 피고 지고, 철쭉이 피기 시작하는데모든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는데그곳에 엄마만 안계시다는 게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봄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마음에4년 전 딸아이와 함께 부모님 뵈러 갔던 소소한 일상을 옮겨본다.--------------------------------------------------------
딸아이가 외할머니가 보고 싶다고 해서 어제 가족 모두 고향집에 내려갔다.
엄마, 아버지 두 분이 머리카락이 파뿌리가 되도록 50년이 넘게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고 계시는 모습이 뵐 때마다 참 좋아보이고
나도 부모님처럼 살아야되겠다고 절로 배우게 된다.
자식교육이란 머리에 주입하는 게 아니라
실생활에서 실천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라는 걸
부모님께 배운 모습이 딸아이에게도 보여졌는지
늘 엄마,아빠부터 챙기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도 그렇기에 더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엄마가 회를 좋아하셔서 바다도 구경할 겸
'왜목 마을'로 고고고~~
코로나19가 주춤해서 그런지 관광객들로 북적북적
4월 한 달만 고향 지역에서 맛볼 수 있는 '실치회'를 비롯하여
팔닥팔닥 뛰는 활어회까지 배부르게 먹고
모래사장에 앉아 바닷물이 들어오는 모습을 바라보며
손녀딸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꾸부정한 뒷모습의 부모님
그 모습에 눈물이 울컥하며 명치가 아릿하면서도 가슴은 따뜻했다.
저녁 해줄테니 먹고 가라며 서운해 하시는 엄마에게
다들 내일 출근해야 해서 부득이 올라가야 한다며
다음주 엄마 생신에 다시 내려오겠다며 출발 준비를 하는데
언제 이것저것 챙겨 놓으셨는지 트렁크 가득 채워주시며
"니덜 주려고 두릅을 안 따고 냉겨 두었는디
아침에 따려고 가보니께 낮은디는 누가 다 따간겨
아깝긴 혔지만 그려도 그 사람도 을매나 먹고 싶었으면 따갔을껴
맛있게 잘 먹었을꺼라 생각혀니까 괜찮여
그래도 웃대가리에 몇 개 남아서 낫으로 잡아댕겨 땄는디
한번 먹을 것은 될테니 살짝 데쳐서 먹으면 맛있을껴"하시는데
내 꺼까지 내어주며 나누고 베풀며 평생을 살아오신
엄마의 말씀 한마디가 뇌리에 박혀
아마 나에게도 살아가는 철학이 될수도 있겠구나 싶다.
'을매나 먹고 싶었으면 따갔을껴"
상대의 잘못까지 용서하고 이해하는 너그러움
배운 것 없는 촌로가 삶에서 배운 귀한 지혜
배울 만큼 배웠다지만 지식만 채운 내가 꼭 배워야 하는 지혜가 아닌가 싶다.
누가 나에게 존경하는 인물을 묻는다면
어릴 적 대답하는 '이순신 장군도, 세종대왕'도 아닌
'나누고 베풀며 너그럽게 살아오신 우리 부모님'이라고
한 치의 주저도 없이 대답하련다.
" 엄마, 아버지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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