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안도현
바깥에 나갔더니 어라, 물소리 들린다.
얼음장 속 버들치들이 꼭 붙잡고 놓지 않았을
물소리의 길이가 점점 길어진다.
허리춤이 헐렁해진 계곡도 되도록 길게 다리를 뻗고
참았던 오줌을 누고 싶을 것이다.
물소리를 놓아버린 뒤에도 버들치들은 귀가 따갑다
몸이 통통 해지는 소리가 몸속에서 자꾸 들려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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