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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가을편지

소솜* 2018. 9. 4. 08:27



첫 가을편지
                                                           김용채


가을이 오는 길목입니다
멀리서 아주 멀리서 새끼 강아지 걸음처럼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바다 끝에 연분홍 혀를 적시고
떨리 듯 다가오는 미동
괜스레 가슴이 미어집니다

가을이 오고 있음에
내 마음 안달이 났습니다

차마 전하지 못했던 사랑
가을 보다 먼저 전하고 싶어서
내마음 안달이 났습니다

물살 같이 빠른 세월따라
사랑도 그렇게 흘러 갈까봐
미루고 미루어 전하지 못한 마음
어린 짐승 날숨 같이 떨며
소리없이 그대를 부릅니다

가을이 온 뒤에도 지금처럼 
높은산과 긴 강을 사이에 두고
멀리서 바라보아야 만 한다면
꽃망울 속 노란 꽃가루 같이
가득한 그리움을 어떻게 할까요

아아... 가을이....
바다 끝에서 생겨난 가을이
새끼 고양이 눈망울 같이
내 마음을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