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현대백화점 디올 매장에서 전화가 왔다.
고객님이 전화번호만 남겨주시며
택배로 보내달라고 했다면서
우리집 주소를 불러달라고 했다.
고객님 이름을 물어보니
택배가 도착하면 알 수 있을거라 하길래
'김영란법'을 들먹이며
보내는 사람의 이름을 모르고는
택배를 거절하겠다고 했더니만
직원이 난처해 하며 이름을 말하는데
동생인 듯, 동생 아닌, 동생 같은 동생
집주소를 알려주고 전화를 끊자마자
동생 같은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가 요즘 재택근무라
집에만 있으려니 답답하겠지만,
잘 견디며 근무 잘하고
출근하는 날 기분좋은 향기로
새롭게 시작하라는 작은 선물'이란다.
서프라이즈로 받아보게 하려했는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며 웃길래
조만간 이 웬수 맛있은 밥으로 꼭 갚겠다며
이런저런 이야기 하고 끊고
잠시 잊고 이틀을 지냈는데
오늘 오후에 현관앞에 다소곳하게
택배상자가 놓여있어 열어보니
종이백 안에 보물처럼 숨어있는 향수
디올 향수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향수가 아닌가.
집콕생활 5일째에 접어드니
슬슬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었는데
코끝에 기분좋은 향기가 머물러
다시 집콕 첫날로 되돌려 놓았다.
어긋남이 얼마나 많은 세상살이인가
인연의 어긋남,
마음의 어긋남,
시간의 어긋남,
생각의 어긋남,
장소의 어긋남,
신뢰의 어긋남,
건강의 어긋남 등.
그 많은 어긋남을 비껴서
꼭 필요한 시간에
꼭 필요한 마음이 닿았다는 거.
참 고맙고 참 행복하다.
행복도 '총량의 법칙'이 있다는데
내 '행복 총량'은 '무제한 총량'인 거 같다.
오늘만큼은 니 꿈 꿔줄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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