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익었다 2

행주街 예술이夜

해마다 짧은 가을이 아쉽고 안타까웠는데 올해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부지런히 서울 근교의 가을을 눈에, 마음에, 가슴에 담기 바쁜데 어느새 가을은 9부 능선을 넘고 있었다. 행주산성의 가을도 발 아래 밟히는 단풍이 못내 아쉬웠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수런댐이 밟히는 낙엽소리와 어우러져제대로 늦가을의 연주가 되었던 날사각댐의 추억 하나 더해졌다. -------------------------------------- 가을에 아름다운 사람 나희덕 문득 누군가 그리울때 아니면 혼자서 하염없이 길 위를 걸을때 아무것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아름다운 단풍잎 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어질 때 ​ 가을에는 정말 스쳐가는 사람도 기다리고 싶어라 가까이 있어도 아득하기만 한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다!

손가락으로 푹 찌르면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하늘, 붉은빛 노란빛 갈색빛이 어우러져 마음까지 울긋불긋 물들여 놓는 단풍, 벌까지 유혹하는 향기로운 국화, 하늘하늘 수줍게 핀 코스모스, 눈이 부시게 지천으로 피어난 황화 코스모스, 꽃 위에 누우면 푹신함에 피로가 싹 가시며 예쁜 꽃물이 온 몸에 들 것 핑크뮬리, 어느 것하나 가을이 아닌 게 없었다. 어느 것하나 예쁘지 않은 게 없었다. 어느 것하나 아름답지 않은 게 없었다. 속절 없이 흘러갈 시간이 속절 없이 흘러갈 계절이 어느 것하나 아쉽지 않는 게 없었다. 그 예쁨, 그 아쉬움을 추억으로 남기며 우린 깔깔대고 행복했다. 그곳 미사리 조정경기장에는 가을이 예쁘고 아름답게 익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