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리 저수지 2

팔월아 잘가! 구월아 안녕!

8월 31일 토요일 집에 있는 날은 과로사 수준으로 집안일 지옥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아침부터 욕실 청소에 꽂혀입주부터 지금까지 같은 집에서 15년 넘게 살다보니 손목이 시큰거릴 정도로 욕실 청소를 함에도 물을 사용해서 그런지 입주할 때처럼 흰색 실리콘이 유지가 안되어 신경이 쓰여서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 이를 악물고 오기로 몇시간 욕실전쟁을 하고나니 마치 새 집 입주청소를 끝낸 듯 먼지 한 톨, 곰팡이 한 점 없이 반짝반짝~~ 머리가 빙빙 돌 정도로 힘들었지만 욕실문 열 때마다 기분이 하늘까지 ㅎㅎ 오전은 욕실과 전쟁을 하고 어지러움은 점심밥을 한양푼 비벼 먹으며 날리고 오후는 구석구석 청소와의 전쟁 옮길 수 있는 가구는 낑낑대며 옮겨가며 먼지 떨고, 청소기 돌리고, 물걸레 청소하고..

눈이 부시게 푸르른 가을날에~~

하늘이 어찌 그리 파랗던지 마음 구석구석에 있는 찌꺼기까지 파란물이 들어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가을바람 마저 적당하게 불어주니 마치 어릴 적 가을 소풍을 가는냥 기분들이 가을에 절로 물들었다. 거기다 머리카락까지 짧게 잘라내니 그 무게만큼 몸도 가벼워진 느낌이랄까~~ 아무튼 정확하게 집어낼 수는 없지만 허파에 바람이 들어간 것 같이 배시시 웃음도 나오고 커피 맛도 유난히 좋아서 완벽한 가을나들이였다. 지금 여기 친구들이 있어 행복이 있고 어제 거기 친구들과 함께한 추억 있고 머리 저기 친구들을 그리워할 그리움이 있다 그래서 더 오늘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진실된 삶을 살아갈 것이고 즐겁게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