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2

당신의 삶이 고스란히 뇌리에 각인되다

부모님이 사시던 고향집은 우리 사남매가 세컨하우스로 사용하기로 하고 시간이 될 때마다 내려가 텃밭 농사도 짓고, 집주변 잡초도 뽑고, 청소도 하고, 장독대에 장도 담가 놓기로 했다.지난주에 농사지을 텃밭만 남겨두고 나머지 밭에는 풀이 자라지 않도록 동네분께 맡기러 사남매가 내려가 이런저런 의논도 하고 집도 일부 정리했다.아버지의 옷장과 서랍을 정리해 입을 만한 옷은 의류수거함에 넣고 겨울옷 일부는 태우고, 서랍에 있던 아버지 일생의 흔적들도 태우면서 가슴이 먹먹해 사남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간단한 일상과 애경사 및 수입,지출이 적혀있는 노트가 20권이 넘었다. 자식이 왔다간 날, 용돈을 얼마 드렸는지, 무엇을 사드렸는지. 어디를 갔다왔는지 등등 꼼꼼하게 기록해 둔 노트내용을 읽으며 유산처럼 남겨놓을까..

살아갈수록 그게 부럽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욕심은 내려놓고 지갑은 열어라'라는 말이 있듯이 적당히 욕심을 내려놓고 나니 마음에 절로 근육이 생겨 행복해지는 거 같다. 그런데 지갑은 열고 싶어도 벌써 2년 째 정기 모임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엮이어 코로나로 기약 없이 연기되는 상황이 안타깝다. 그렇다고 지갑에 돈이 쌓였다는 건 아니고ㅋㅋ 첫 부임지에서 같이 근무했던 쌤들과 일 년에 두 번 방학 때 만나는 모임. 각 자의 자녀들이 또래라서 대화가 비슷해 급 친해진 쌤들과 학기 중 두 번 만나는 모임. 같은 생각(사고)을 갖고 있어서 성향이 비슷해 짝수 달마다 만났던 쌤들. 동학년을 하면서 찰떡궁합처럼 잘 맞아 후배들이 만들어 준 모임 향사모. 가장 최근 작년에 명퇴한 쌤들끼리 은퇴 후 멋진 삶을 공유하자고 만든 명모까지. 욕심을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