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3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십 여년 전 내가 다른 길로 접어들었을 때 기꺼이 그 길을 함께 걸어주던 친구 두어 해 같이 걷다가 아니 걸어야 할 길이라며 먼저 처음의 갈래길로 되돌아간 친구가 먼저 천천히 가고 있을테니 얼른 주저없이 와서 자신의 손을 잡고 다른 길을 걷자던 친구 "지금의 길로 계속 가다보면 돌아가고 싶어도 너무 멀기도 하거니와 그 길로는 이후로 다니는 인적이 점점 적어지고 끝내는 아무도 다니지 않아 수풀이 우거져 결국에는 나오는 길을 찾을 수 없을 거야 그럴 때 주저앉아 울고 소리쳐도 누구도 들을 수 없고 도와줄 수 없으니 너무 오래, 멀리 가지 말고 되돌아 나왔으면 좋겠다. 되돌아 나와 처음 갈래길에 도착해서 내게 손을 내밀면 그 때는 따뜻하게 기꺼이 네 손을 잡아줄게 오랜시간 함께 하며 서로가 참 많이 좋아하고 ..

오월, 그곳에서 만나자

첫 발령지 학교에서 설렘과 두려움, 기대감을 함께 녹여냈던 친구이자 동료샘들 자녀들이 그때의 우리 나이보다 몇 살은 더해져 새로운 출발을 한 두명씩 하는 걸 보니 아무리 우겨봐도 이젠 어쩔 수가 없나보다ㅠ 엊그제 주말, 친구 딸 결혼식장을 다녀오다 목에 뭔가가 걸린 듯한 먹먹함에 집으로 오는 길에 백운호수에 들러 차 안에서 한참을 앉아 호수만 바라보았다. 무엇이 걸려 먹먹했을까? 어느새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다논 속절없는 세월이 야속해서 먹먹했을까. 속도의 완급 조절을 제대로 못해서 한 두번 방향을 잃었던 안타까움으로 먹먹했을까. 우리는 지금 사진 속 모습으로 이만큼 왔는데 마음은 첫 발령지의 첫 만남의 모습으로 저만큼에서 서성대는게 먹먹했던 것일까. 순리대로 사는 게 삶이라는 것도 알고 지금이 참 편안하..

'자라섬 남도 꽃축제'에 다녀오다

모처럼 맑은 날~~ 비처럼 땀이 흘러 내리던 날~~ 우리는 자라섬으로 꽃여행 갔다. 남이섬은 열 댓 번 가봤지만 바로 옆에 있는 자라섬을 첫 여행 비처럼 흐르던 땀 마저도 형형색색 갖가지 꽃들의 향연에는 그저 옵션처럼 느껴졌다. 입장료가 개인당 5,000원이라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주춤했는데 '가평사랑상품권'으로 고스란히 되돌려줘 꽃의 아름다운 만큼이나 기분을 꽃물이 들게 했다. 햇살이 눈부셔서 얼굴은 익어갔지만 그보다 마음을 더 익게 해 기분좋음으로 첫만남을 한 '자라섬' 깔깔, 호호, 하하 입가 주름을 열 개쯤 더한 행복한 웃음이 남겨 놓은 꽃여행 하루 종일 꽃길만 걸으며 앞으로의 남은 삶이 늘 꽃길이길 바랬다. 조만간 다시 찾을 '자라섬 남도 꽃밭'에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고 있었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