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치가 먹먹하다 2

어디까지 왔니?

"어디까지 왔니?" "현택이네까지 왔다" "어디까지 왔니?" "하꼬방까지 왔다" 어렸을 때 동생을 업고 채소 팔러 나간 엄마를 기다리며 신작로 길을 왔다갔다 하노라면 내 등에 얼굴을 대고 막내 동생이 묻고 내가 대답하던 말이다. 엄마가 빨리 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던 놀이 채소 다 팔고 빈 대야에 한쪽이 썩은 사과라도 사왔으면... 소금에 절인 갈치라도 사왔으면... 엄마에 대한 걱정과 먹거리가 풍족하지 못하던 시절에 엄마가 시장에 채소를 내다 팔아야만 맛볼 수 있었던 온전치 못한 과일 짜디짠 갈치라도 사와 밥솥에 찌는 날이면 생선 비린내만 맡아도 절로 입맛이 돌곤 했는데. 친구와 서너시간 이야기를 나누다 불현듯 추억 저 아래에 있던 유년의 애틋하고 명치가 먹먹한 아름다운 추억이 생각난 건 왜일까?? 아..

마음의 감기가 오래가려는 가 보다

하루하루를 맞다보니.. 매일매일의 아침을 맞다보니.. 어느새 12월도 3일째이다. 지난 일 년 동안 많이 아쉬웠던 게 새삼 더욱더 후회가 든다. 나 혼자 잘났다고 이기적인 마음으로 남을 배려하지 못한거. 좀더 사랑이 부족한 거. 우리 아이들에게 친절하지 못한 거. 부모님에게 효도하지 못한 거. 내 가족들에게 살갑지 못한 거. 모두다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겨울은 함께 하는 사람들과 보폭을 맞추고 손을 잡아주고 끌어주면서 힘들면 쉬기도 하고, 그렇게 삶의 계단도 한계단 한계단 오르다가 지칠때면 서로 어깨도 빌려주고 마음도 섞어가며 아름다운 날들로 기억될 수 있었으면... 말은 마음을 담는다고 했으니 사랑스러운 말, 정이 담긴 말, 칭찬의 말을 많이 건네야겠다. 마음이 흘러넘치도록. 퇴근하려고 주섬주섬 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