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3

만 보 걸으려다 만 칼로리 달고 왔다

2년 여만에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반포둔치의 밤은 뭉클하면서도 불안감도 함께~~ 어젯밤 딸아이와 오랫만에 집 근처 반포둔치로 산책을 나갔다. 불과 2년 여 전만 해도 일주일에 두 서너 번은 갔던 곳이었는데 최근에는 몇 개월 동안 잊고 지냈다. 남산이 잘 보이는 한강 가장자리에서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고 얼마나 기다렸던 시간이었던가 통닭에 생맥주를 마시며 지난 이야기들을 나누는 사람들로 통닭집 야외 테이블은 빈자리가 없었다. 집에서 출발할 때는 만 보 걷기로 칼로리 소모를 줄이자는 취지였는데 통닭의 고소하고 기름진 냄새는 인내심의 한계를 훌쩍 뛰어 넘어 나도 모르게 손에는 잘 튀긴 닭다리가 ㅠㅠ 칼로리 소모가 아니라 보충했으니 만 오천보 걷기 하자며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걷기 시작 세빛섬의 빛 바..

지금 당장 야금야금~~

나중에 말고 지금 당장 야금야금 행복하게 사는 거 그게 행복을 제대로 누리는 게 아닐까? 행복은 나중에 누리기 위해 저축처럼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지금 야금야금 행복하게 살면 그게 쌓아져 큰 저축이 아닐까 싶다. 그냥 그렇게 살기로 했다. 행복은 야금야금 누리고 용서하지 못할 것은 용서하지 않고 미운 사람은 미워하고 좋은 사람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고 보고 싶은 사람은 보고 만나고 싶은 사람은 만나고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은 하며 그렇게 내 감정에 충실하며 마음에 병이 되지 않게 살아가야지. 살아보니 억지보다 미련한 게 없더라 억지로 내 마음을 바꾸려도 해보고 억지로 상대의 마음을 변화시키려도 해봤지만 억지는 절대로 순리를 이길 수 없었다. 감정의 흐름을 순리에 따르는 거 이..

내게는 특별한 장소이다

반포 둔치 그곳은 내게 특별한 장소이다. 마음이 아플 때 속이 상할 때 믿음이 깨질 때 그곳에 주차해 놓고 차안에서 펑펑 울곤 했다. 그렇게 속이 조금이나마 후련해지면 집으로까지 속상함을 묻혀가지 않는게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반포 둔치 그곳은 내게 특별한 장소이다. 저녁을 먹고 딸아이와 산책을 하며 이런저런 속엣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통닭과 생맥주를 마시기도 하고 광장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강물도 보고 딸아이와의 추억을 쌓아가는 곳 그곳 반포 둔치가 집에서 가까이 있어 참 다행이다 싶다. 요즘도 자주 산책을 가기도 하지만 마음이 심하게 흔들리는 날엔 차를 가지고 나가 주차해 놓고 음악을 들으며 야경을 보노라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가슴이 먹먹해 어쩔 줄 몰라한다. 사람이란, 믿어야 마음이 편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