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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살로 내살 만드는 추석연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기만 하라'고 누가 말한겨? 말한 사람 나와봐. 매일이 한가위 같기만 하면 난 음식 만들다 주방에서 쓰러져 응급실 실려 가겠다. 명절 음식이 집집마다 비슷하긴 하지만 잡채, 전, la갈비, 간장게장은 무조건 있어야 한다는 눈치 없는 남편 덕분에 4명 가족이 실컷 먹다보니 연휴 기간에 2~3kg 남의살 먹고 내살 만들게 되니 원. 두둥실 환하게 떠오르는 보름달 보며 살찌지 않게 해달라고 달맞이 소원을 비는 이 아니러니한 한가위 밤이다.

이런 것들은 꼭 먹어줘야 명절이지

명절에 먹어줘야 어디가서 명절음식 먹었다 하는 네가지 간장게장, LA갈비, 잡채, 전 사다 먹는 거 미덥지 않아 올 추석에도 정성과 손맛으로 직접 만들었다 봄에 급냉시켜 얼린 알이 꽉찬 암꽃게를 거금 50만원 10kg 38마리를 직접 구매 흐르는 물에 솔로 구석구석 깨끗이 씻어 물기가 빠지면 다림간장으로 풍덩 사과, 양파, 대파, 표고버섯, 홍고추, 파뿌리, 물 황기, 감초, 마늘, 생강, 통후추, 월계수잎을 넣고 팔팔 끓으면 중불에서 30분 정도 더 끓여 면포에 건더기를 거른 후에 진간장, 소주, 매실액, 설탕을 넣고 팔팔 끓여 식혀 배가 위로 보이도록 게를 넣은 후 다림간장을 게가 충분히 잠기도록 넣으면 끝~~ 부모님과 지인들에게 보내드리는 날짜가 달라 이틀 간격으로 두 통씩 두 번 담궜지. 다림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