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먹고 산다 2

갑자기 엄청 보고프넹

어느 새 해는 바뀌었고 봄꽃은 활짝 피어나고 있네 개나리, 진달래, 목련, 산수유, 매화... 어쩌자고 한꺼번에 피어나 사람 마음을 할퀴어 놓는지 그저 속절없이 당하고 있다네. 잘 지내고 있기에 잘 지내고 있어서 너무나 잘 지내기에 그렇게 마음에 새겨두며 이 봄을 전하네. 그냥, 어느 날 문득 그대가 애인도 아니었는데 가슴에 들어와 머무를 때가 있네그려 오늘처럼 햇살이 너무 맑은 날이라던지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든지 하는 날엔. 난 잘 지내고 있고 그대처럼 목표가 없는데도 늘상 약속에 치이고 감정에 치이며 살고 있다네. 어쩌다 한 번 쯤은 지난 시간들도 기억하게나 지난 기억들이 없다면 현실이 뭐 필요하겠나 현실이 지난 기억들을 꿀꺽 삼켜 싹 덮어버렸다면 모르지만... 잘 지내게 그리고 가끔은 기억하시게나...

추억소환 1탄~ 커피 한 잔 마시러 10시간을!

추억 소환 1탄! 4년 전이었던 거 같다. '수요미식회'에서 '보헤미안' 강릉점 커피를 전문가들이 극찬으로 소개하는 것을 보고 친구가 꼭 한 번 가보자고 제안했다. 셋이서 시간을 맞춘다는 게 휴일의 샌드위치를 낑긴 금요일이 가능 오전 11시에 출발했는데 5시간 만에 강릉에 도착 네비에 의존하며 꼬불꼬불 마을길을 찾아가며 맞는지 의심도 해보고... 도착하니 오후 4시에 문 닫는다고 좀 전에 매장 문을 닫았다고 하는데 그 당시의 망연자실은 지금도 생생하다. 허탈함으로 다시 서울로 올라가기에는 억울하기도 하고 배도 고프기도 해서 강릉 바다를 보며 회를 먹다보니 바다 경치에 기분이 나아지기도 했지만 커피를 마시려고 5시간 강릉까지 갔는데 커피를 마시지 않고는 발길이 안 떨어져 '보헤미안' 못지않게 커피맛 좋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