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냄새에 이끌려서 코를 킁킁~~ 아~~아카시아향이었구나 얼른 베란다 문을 열고 고개을 삐죽 내밀었다. 요맘 때쯤에만 코를 행복하게 자극하는 냄새 은은한 아카시아 향도 좋지만 내게는 유년의 추억이 묻어있어 아카시아꽃을 보면 절로 어릴적 추억을 소환하게 된다. 아카시아 꽃을 따서 밀가루 솔솔 뿌려 쪄먹던 아카시아꽃버무리 잎을 다 따내고 줄기로 머리카락 돌돌 말았다가 풀고 누가 꼬불꼬불 파마가 잘 되었나 자랑도 하고 잎이 위에 남을수록 이기는 '월화수목금토일' 이파리 따기 놀이도 하고... 그 시절 함께 놀았던 친구들은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지금은 개발이 되어 서울에서 두시간이면 넉넉하게 갈 수 있는 고향 내 유년에는 참 많이도 가난했는데 그래도 정은 넘쳐났고 욕심도 다툼도 없이 그저 좋고 행복했는데 그 시절로 돌아가면 그 행복 다시 누릴 수 있을까... 지금 누리는 행복과는 뭔가 다른 행복의 맛. 아카시아 향에 한껏 취했다가 아카시아꽃버무리가 먹고 싶어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히려 고향에는 아카시아꽃 보기가 어렵다는 말씀에 주말에 아카시아꽃버무리를 해달라는 말을 입안으로 쑥 삼키며 어릴 적 가난했지만 마음은 부자였던 이야기들만 나누다 보니 목이 컬컬(엄마가 귀가 어두우셔서 말을 크게 했더니만)~~ 눈물 반, 웃음 반, 아련한 반, 그렇게 엄마와의 추억소환으로 아카시아 향에 매료된 향기로운 하루를 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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