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들

소솜* 2021. 1. 9. 21:34

 

눈이 내린 후

베란다 유리창을 통해서만

날씨는 어떤지,

눈은 녹고 있는지

현관 밖의 세상을 확인하며 산다.

문 밖은 무섭다는 말은 있지만

문 안은 더 무섭다는 생각도

간간히 드는 것은 뭘까 ㅎㅎ

요즘은 나 자신을 사육하는 거 같다.

내가 스스로 사육도 하지만

가족들에 의해 사육 당하는 부분이 더 많다.

집콕을 하다보니

왜그리 먹고 싶은 것들도 많은지

이러다 한식, 양식 자격증 따는 건 일도 아니겠어ㅎㅎ

시간이 많다보니 생각이 많아지고

생각이 많다보니 추억들이 소환되고

살아온 추억들을 소환해 놓고 보니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들이 이리 많을 줄이야~~

예쁜 카페 투어가 취미 중 하나인 엄마가

취미 생활을 못해 안타깝다며

꽃도 좋아하니 꽃 보며 기분전환하라고

엊그제 퇴근길에 꽃을 선물해준

내 삶의 비타민이 되어 주는 마음 예쁜 울 딸,

지난 한 해 코로나로 고생했으니

방학이라도 푹 쉬라며

밥이며 청소까지 집안일을 도맡아 해주는 남편,

거리두기 2,5단계로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더니

시레기, 동치미, 파김치, 팥죽, 파, 배추, 무 등

갖가지 먹거리를 올려 보내주신 부모님,

동생의 돌발성난청이 재발될까봐 노심초사하며

전화해서 마음 편하게 해주는 언니,

미국에 있는 친구들 비롯해

새해 안부를 물으며 서로를 챙기는 친구들,

30년 동안 희노애락을 같이 해주는 찐 친구,

커피 한 잔 생각난다는 말에

두 말 없이 같이 마셔주는 지인들'

그리고......

그들이 있어 내 삶이 행복하고

더 뜨겁고 즐겁게 살아보고 싶게 한다.

물론 옥에 티도 있듯이

날  슬프게 하는 사람도 있긴 하다.

사람 진심을 필요한 부분만 곶감 빼 먹듯

야금야금 알게 모르게 빼 먹고

시침 뚝 떼고

슬쩍 흘리는 웃음 뒤의 이면을

이제는 알아버리고 말았다.

이런 사람...참 나를 슬프게 한다.

그치만,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고,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에

나는 올해도 분명 즐겁고 행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