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이 나이에 무슨 사랑니여

소솜* 2022. 11. 30. 10:39

필요 없음에도 꾸역꾸역
이름값을 하려는 사람도 얄밉지만
사랑니는 더더욱 얄밉고 불필요함
요며칠 실감한다.
죽어서도 난다는 속설이 있듯이
남들보다 되늦게 아랫사랑니 두 개가
이름값 하려고 자리 잡았다.
그리하여 30개의 건강치를
치과에서 인정 받았는데
이삼일 전부터 오른쪽 사랑니가
불편하기 시작~~
워낙에 충치 치료 한 번도
받아보지 않은 건강치라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 싶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얼굴선까지 변형시켜 버렸네ㅠ
낮에 중요한 약속이 있어 야간진료 예약했는데 영 신경이 쓰인다.
눈도 시큰거리고
볼도 누르면 아프고
잇몸이 부어 씹기도 불편하고...
이 나이에 무슨 사랑니가 말썽여
사랑의 단맛, 쓴맛을 다 맛보았는데 이제와서 어쩌라구
누군가는 사랑니가 나야
사랑을 제대로 한다는데
그럼 다시 사랑하라구?
노노노~~~
사랑 그거 엄청난 에너지 소비여
결론을 뻔히 아는 감정의 장난이라니까
지금의 편안함이 거져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거 알거든
그동안 사랑은 물론이고
살아온 삶 영역 전부가
비싼 수업료 내며 지금의 편안함으로 오기 위한
필수이자 필요였다는 거 아니까
앞으로는 쭈우욱 이 편안함을 유지하며
즐겁게 살꼬야
사랑니 따위에 의미 부여는
사랑니와 함께 싹 뽑아내련다
사랑니 발치도 큰 수술이라던데
살면서 가장 큰? 수술을 하려니
발치가 결정된 것도 아닌데
지레 긴장되고 무섭당ㅠ
그나저나 점심 약속이 남의살 먹는건데
부은 잇몸으로 양껏 먹을 수 있을지가 당장 걱정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