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이야기(펌)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소솜* 2023. 7. 30. 16:46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 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덕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 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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