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소소한 관심
소소한 모든 일들이
바로 내게, 내가 아는 이들에게
아무일도 없다는 거구나 싶다.
내 주변 사람들의 생활이
건강하고 행복하다는 것이구나.
아프거나,
불행이 닥쳤거나,
힘든 일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겐
소소한 일상이 그저 부러울 뿐이니까.
한동안 서로 연락도 없이 지내다가
같은 동네에서 유년시절을 같이 보내며
소소한 추억이 많은 친구가 문득 생각나서
안부도 물어볼 겸 전화 통화 후
이 먹먹함과 슬픔을 어찌할 줄 모르겠다.
우리 동네에 같은 학년 친구가 4명이라서
넷이서 함께한 추억이 엄청 많은데
그 중 한 친구는 20대에 일본으로 건너 가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풍문으로 들었고,
다른 한 친구는 지방에서 음식점을 하는데
손맛도 좋고 깔끔해서 식당을 확장까지 할 정도로
입소문도 나고 잘 된다고 작년까지 소식을 들었는데
지금은 폐암이 많이 진행되어 시한부 선고를 받아
큰 딸에게 가게를 맡기고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란다.
어려서 나 못지 않게 어려운 집안에서 자라며
고생도 많이 하고 남동생 가르치기 위해
고등학교 진학도 포기하며 악착 같이 일했고
결혼 후에도 진짜 열심히 살며 20여 년전쯤에
지금의 식당을 개업해서 승승장구 중이었는데
이게 웬 청천벽력 같은 말인가.
평생 동생을 위해,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사느라
정작 자신의 건강을 챙기지 못했다 하니
tv에서나 봄직한 말에 망연자실ㅠㅠ
친구와 한참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전화를 끊고 나니 이 먹먹함과 안타까움이란.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친구에게 전화를 해야하는데
휴대폰만 만지작 거릴 뿐 통화버튼을 누른 후
울음을 참고 침착하게 이야기를 나눌 자신이 없다.
큰딸이 자기 손맛이 날 때까지만
몇 년만 더 식당을 같이 하다가 넘겨주고
그동한 못다닌 여행도 다니고
친구들과 만나 실컷 수다도 떨고
하고 싶은 거 다 해볼거라고
불과 1년여 전쯤 말했었는데...
오늘은 도저히 통화할 수 없어
거짓말 처럼 하루하루 호전이 되어
언제 아팠냐듯이 툴툴 털고 일어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만 먼저 보내놓는다.
일상의 소소함을 누릴 수 있다는 거
그보다 더한 축복이 어디 있으랴 싶다.
친구야~~꼭 나아서 우리 셋 함께 고향 가서
어릴 적 추억 다 풀어놓고 깔깔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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