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는 바람에 창문이 덜컹거려
비가 엄청나게 내릴 줄 알았더니만
지금까지 회색빛 하늘만 가까이 내려앉을 뿐
마치 '폭풍전야'의 잠잠함이랄까.
이럴 때가 가장 긴장되고 걱정되던데
마음도 그런 거 같다.
며칠 째 흐리고, 비오고, 후텁지근 하다보니
몸이 먼저 깔아지기 시작하더니만
마음까지 덩달아 딱히 이유도 없이 가라앉는 게
아무래도 잠잠하게 묶어둔 무엇 하나를
툭 건드려서 심통이 날 징조다.
'사람 참 안 변한다'고 흔히들 말한다.
나 또한 그럴 것이라 여겨져
매일 마음을 꺼내어 들여다 보고
아니다 싶은 마음이나 행동이 있으면
변화시키려 부단히 애쓰고 있음에도
그 변화가 누구에게나 느껴지는 건 아닌 거 같다.
그렇다고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개개인에게 맞춰
맞춤형 변화를 할 수는 없고.
어쩌면 그래서 '사람 참 안 변한다'라고 말하는지도.
그래도 사람이라면 사람에 대한 기본 예의가 있고
사람이기에 마땅히 지켜야할 도리가 있는데
기본 예의도 없고 도리도 안 지키는 사람에게
묶어 두었던 매듭이 풀리며 심통이 난다.
그렇다고 악담을 하면 똑같은 사람이 되니까
'그래, 잘 먹고 잘 살아서 계속 심통나게 해라'
마음을 다듬으며 창 너머 산자락을 보니
운무의 아름다움에 심통난 마음이 다시 묶이며 씩 웃는다.
때 맞추어 오후에 만나기로 한 친구가
'오늘도 만나서 행복한 시간 보내자'
톡을 보내와 다시 또 씩 웃으며
역시 인성이 갑인 친구는 뭘 해도 이쁘다니까~~ㅋㅋ
내려앉던 마음 끌어 올려 즐거움으로 재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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