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이야기(펌)

목적지 없이 자주 걸었으면 좋겠어요

소솜* 2024. 9. 11. 09:49

목적지 없이
자주 걸었으면 좋겠어요.

맞잡은 손에 전해지는 온기로
또 한 번 사랑을 되새길 수 있도록,

그렇게 급하지 않게,
서로의 보폭을 맞춰 걸으며
서로를 위한 사소한 배려를 느낄 수 있도록.

조금의 어긋남에
실망하지 않기로 해요.

어긋났다는 사실
자체에 힘들어 하기보다,
어긋난 이유를 알게 됨으로써,
더 이상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로 해요.

가끔은 서투른 글 솜씨로
서로에게 마음을 전해요.

매일 나누는 대화에도 담지 못하는,
가까울수록 미처 전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기 마련이니 까요.

서로에게 눈물을 보이는 것을
주저하지 않기로 해요.

아픔을 드러낸다는 것은
그만큼 서로에게 깊이 스며들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어쩌면 아픔의 순간이야말로
서로의 존재를 더욱 값지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일 테니 까요.

서로의 모습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 주기로 해요.

서로 다른 우리이기에,
그렇게 다른 우리가 만났기에,
서로를 닮아갈 수 있으니까요.

이 모든 것들이 혼자가 함께로 나아가는
행복한 과정일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언젠가 서로에게 소홀해질 때,

때로는 권태가 우리를 속일 지라도
맞잡은 손 고쳐 잡는
우리가 될 수 있게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을
잊지 않기로 해요.

우리 그렇게 사랑하기로 해요.

'안녕, 소중한 사람' 중에서

어젯밤 8시경 서울 하늘에 뜬 반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