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휴, 시골집에 내려갔더니 대야에 한가득 따다 놓은 송화 좀 더 말려서 가루를 털어내 송화다식을 만드신다고 며칠 째 열심히 소나무 산에 오르내리신단다. 지금은 귀하디 귀한 송화다식이지만 내가 어렸을 때 이맘 때쯤이면 으례히 하교 후 가방 내던지고 소나무에 매달려 송화를 따곤 했다. 소나무향이 입안 가득 풍겨나는 그 맛이란... 옛날식 나무 다식판으로 해마다 만드셔서 엄마 생신 때 내려가면 내놓곤 하셨는데 이번 생신에도 자식들 다 모일 때 솜씨 보여주고자 부지런히 준비를 하신다며 생각보다 가루가 많이 나오지 않아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송화를 모으고 계셨다. 그러면서 송화가루가 바람에 많이 날려 문을 닫아 놓아도 걸레로 쓱 바닥 한 번 문지르면 걸레 끝에 노랗게 묻어난다고 따려고 하면 별로 없는데 어디서 그리 날아오는지 모르시겠단다. 지금처럼 건강하셔서 엄마 냄새가 나는 귀하디 귀한 송화 다식을 자식들이 오래도록 맛볼 수 있길 바래본다. |
'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후~~크게 호흡을 하다 다시 히죽 웃는 난 뭔지 원... (0) | 2018.05.18 |
---|---|
소솜이 소솜 마음에게 (0) | 2018.05.17 |
비, 꽃, 커피, 친구...그리고 따뜻함 (0) | 2018.05.14 |
내 거인 듯, 내 거 아닌, 내 거 같은 (0) | 2018.05.11 |
5월 10일~~내게는 큰 의미가 되는 날짜! (0) | 2018.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