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
-
-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네, 나는
(안도현- 연탄 한 장 중에서)
---------------------------------
나는 누군가에게 연탄 한 장 같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던가?
모범생?의 삶만을 살아오던 내가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일상과 일탈의 삶을 맛보며
동시에 병행하기 시작하면서,
삶의 오르가슴 같은 희열을 맛보며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었다.
무엇을 하든 시작하면 미친듯 해야만
직성이 풀리곤 하는 성격 탓이랄까.
나름 공부도, 일도, 생활도
모범의 범주 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미친 듯 최선의 몰입으로 살았었는데
내가 살아온,
내가 알아온
범주란 그야말로 우물이었다.
물론 지금도 나는 우물안 개구리다.
무섭고 두려워서라기보다는
사회적 잣대라는
모범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게
스스로 허용이 안되고 용기도 없다.
유일하게 벗어나본 일탈
결코 나쁜짓이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아니었기에
길다면 긴 시간을 행복하게 즐겼다.
그리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그 시절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면
나는 다시 돌아갈까?를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돌아는 갈 수도 있지만
마음을 다해 사람을 믿지는 않을 것이다.
믿음 위에 피어나는
아름다운 장미꽃만을 보는
우(愚)를 범하는 게
얼마나 아프고 상처가 오래가는 지
이제는 알기에.
장미꽃 한 송이를 갖기 위해서는
줄기에 있는 수 많은 가시도 가져야 함도
이제는 알기에.
꽃의 아름다움과 가시의 고통
견주어 보건데 서로 만만치 않다.
그러나 확실한 건,
꽃은 오래지 않아 시들지만
가시에 찔린 상처는 그 깊이에 따라
오래도록 남아 있다는 거.
그렇기에 그 시절로 돌아간다 해도
함께 하는 사람들을
적당히 믿고,
적당히 마음 나누며 그렇게 일탈할 것이다.
내 일탈의 추억과 기억에 오래도록 머물
그녀들과의 추억소환을 하며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물처럼
지난 시간들도 유유하게 흘러가
좋은 기억들과 남겨지길 바라다 보니
불현듯 ' 연탄 한 장'시가 떠오랐다.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네, 나도'
'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게 세월인가 보다 (0) | 2020.10.18 |
---|---|
가을에는 그만 허락하고 싶어진다 (0) | 2020.10.15 |
'과'라는 한 글자의 의미 (0) | 2020.10.12 |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 깍두기 담그기 (0) | 2020.10.11 |
토방, 그곳에 가면~~~ (0) | 2020.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