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침대와 껌딱지가 되어
잠시라도 떨어지면 분리불안 증세로
밥 만 먹고 다시 후다닥 붙어서 뒹굴뒹굴
삼시 세끼 다 먹으면
뱃살로 줄넘기로 가능할 것 같아
안 먹으려고 버텼건만
밥 해서 차려 놓아도 안 먹는다는
옆지기의 잔소리에 백기 들고
세끼를 차려주는 대로 배부르게 먹고
다시 또 침대에서 뒹굴대노라니
짬짬이 커피, 포도, 옥수수, 빵까지
방으로 배달되어 오는 반갑지 않은 간식
오후 8시쯤 되니 허리가 아파
더이상 누워서 뒹굴대는게 불가
근육이완제 먹고 앉아서 티비 시청하다 보니
서서히 허리도 풀리기 시작해서
다시 또 뒹굴모드로 진입 전
하루 종일 양치질만 하고 세수를 안했더니만
개기름이 얼굴에서 번들번들 광이나네
세수는 하고 다시 침대와 완전체가 되어야겠다 싶어
세수를 하는데 찝찝한 이 기분은 뭐지?
왠지 제대로 사육?당한 느낌이랄까
내일 아침에는 절대로 체중계에 올라가지 말아야지
멀쩡한 체중계 박살낼 듯 싶은 불길한 예감이 ㅠㅠ
어제 하루,
제대로 사육 당하고
제대로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아무 생각없이 제대로 뒹굴이 하루였네.
그런데 이 아침에 영 껄쩍지근한 찝찝함은 우짤 수 없네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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