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가 그 위력을 과시하며
지나갔는지 조차 거짓처럼 여겨질 정도로
하늘이 푸르르고 날씨가 맑아
기분까지 덩달아 두둥실 맑게 한다.
어제는 빗속을 뚫고 고향집에 내려가
부모님 점심, 저녁 해드리고 올라오며
내가 아무리 비를 좋아해도
그 본질이 흐려지니
어제의 비는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별 피해 없이 지나갔음 싶은 마음 뿐이었다.
며칠 전 오래 된 지인을 만나며
인연이 된 본질은 까마득히 잊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말하고 싶은 것만 하고
알고 싶은 것들만 알고자 했던
처음의 본질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들로
마음에 괜한 금만 그었던 거 같았다.
다시 처음의 마음을 찾고 나니
편안함의 설렘이 참 좋았다.
본질을 잊지 않으니 편안했다.
그게 너여서 참 좋았다.
날씨 만큼이나 오늘도 참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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