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수건에서 걸레로~~

소솜* 2020. 6. 8. 16:09

아침에 세수를 하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는데

뻣뻣하면서도 피부에 스크래치가 나는 느낌이 들었다.

오래 사용하였음에도 헤지거나 모양이 변하지 않아서

아무 생각없이 사용하곤 했는데

이제는 수건에서 걸레로 용도변경이 필요했다.

출근 준비 10분은 퇴근 후 1시간과 맞먹는다는데

꼭 정리를 해야만 할 것 같아서

잘 정리된 모든 수건을 꺼내 수건과 걸레로 나눠

다시 정리하고서야 출근을 했다.

 

사람도 그러한 거 같다.

꼭 오래되어서 수건에서 걸레로 용도가 변경되는 건 아니다.

구입한지가 오래 되었어도

막 사용하기에는 아깝고 고급스러운 수건은

사용하기 보다는 볼 때마다 수건장에 이쁘게 정리해 두고

열 때마다 기분좋음으로 혼자 미소짓게 되는 것처럼

사람 또한 자신의 가치는 자신이 결정짓는 거 같다.

순간의 쾌락에 자신의 전부를 내어놓는 사람은

결국은 그 쾌락이 식는 순간 수건에서 걸레로 전락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은 사람다워야 하고

사람으로서 지켜야할 것들을 마땅히 지켜야 하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 자신을 가볍게 만드는 순간

아무리 수건이라 우겨도

다른 사람들 눈에는 한갖 걸레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난 그래도 아직은 수건인 줄 알았다.

그래서 마음 한 켠에는 안스러움도 있었다.

그러나...

이미 오래전에 용도가 변경된 걸레였는데

어쩌면 나만 수건이라고 아직도 여기도 있었는지 모르겠다.

얼굴을 닦으려던 수건으로 발을 닦는다.

스스로 걸레가 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