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생활 이야기 (펌)

심장이 아프면 신장도 아프다

소솜* 2020. 1. 27. 19:47

심·신장, 우리 몸속 '부부 장기'… 심장병 환자 25%, 신장병 경험
만성 신부전 절반, 심장병 사망… 증상 없어도 '크로스 검사'해야

심장과 신장은 전혀 다른 일을 하는 듯 하지만, '부부'와 같은 장기다. 두 장기 모두 우리 몸의 혈액순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심장에 병이 생기면 신장이 위태롭고, 신장에 병이 있으면 심장이 위험하다. 두 장기 모두 병이 생긴 것을 '심신(心腎) 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이 개념은 2004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고려대안암병원 신장내과 김명규 교수는 "심장과 신장은 함께 망가지는 경우가 많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없고 각각 다른 진료과에서 환자를 보기 때문에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심장병 환자는 언제든 신장이 나빠질 수 있고, 신장병 환자는 언제든 심장이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장-신장 서로 영향 미치는 관계

심장은 펌프질을 통해 온몸의 장기로 혈액을 보낸다. 신장은 대부분 혈관으로 구성된 혈관 덩어리로, 심장에서 박출된 혈액의 25%를 공급받는다. 심장의 기능이 떨어져 펌프 작용이 잘 안돼 신장으로 혈액이 충분히 안 가면 신장 기능이 떨어진다.


                     
심장과 신장은 혈액순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두 장기는 서로 영향을 미쳐 한 장기가 병들면 다른 장기도 병들 수 있다는 점을 알고 대비해야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신장은 혈액의 노폐물을 걸러내 혈액을 깨끗하게 한다. 신장이 망가지면 노폐물이 걸러지지 않아 요독증, 고인산혈증 등이 생길 위험이 있다. 이는 모두 심장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신장에서는 적혈구를 만드는 호르몬, 혈관을 수축하게 해 혈액 순환을 돕는 호르몬이 만들어진다. 이런 호르몬 분비가 제대로 안되면 역시 심장에 부담을 준다.

김명규 교수는 "심장병 환자의 4분의 1이 신장병을 가지고 있다"며 "만성신부전 환자의 절반이 심장병으로 사망한다"고 말했다. 실제 급성 심부전 환자의 약 30%에서 신장 기능 저하가 동반되며, 만성 신부전 환자의 사망 원인 절반이 심혈관계 질환이라는 보고가 있다(대한의학회지). 또한 심장·신장을 나빠지게 하는 원인 질환이 고혈압과 당뇨병 등으로 같다.

증상 없어도 정기 검진 필수

심장이나 신장 둘 중 한가지 질환이라도 앓고 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나머지 장기의 검사를 해봐야 한다. 심장병으로 진료를 보는 사람은 소변이나 혈액을 통한 신장 기능 검사를 해보고, 신장병이 있는 사람은 심부전이나 허혈성 심장질환 유무를 가리기 위해 심전도 검사나 심장 초음파를 해볼 것을 권한다. 중앙대병원 신장내과 신정호 교수는 "특히 신장은 간이 소변검사에서 단백뇨, 혈뇨가 나와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심장병을 앓고 있다면 신장 정밀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현재 심신증후군에 좋은 명약은 없다. 다만 흔히 쓰는 혈압약 중에 신장 보호 효과가 있는 약들이 있다. 이뇨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등이다. 김명규 교수는 "최근에 SGLT2억제제 같은 당뇨병 약 중에 심장뿐 아니라 신장 기능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나온 약이 있지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정기 검진과 함께, 심장과 신장에 좋은 생활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신정호 교수는 "식사를 싱겁게 하고, 고단백·고지방 음식보다는 채소·과일 위주로 식단을 짜라"며 "운동을 통해 체중 관리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20/202001200331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