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이야기(펌)

약이 없는 병

소솜* 2018. 8. 6. 10:56



 

약이 없는 병

                                  김용택


그리움이, 사랑이 찬란하다면

나는 지금 그 빛나는 병을 앓고 있습니다

아파서 못 견디는 그 병은

약이 없는 병이어서

병 중에 제일 몹쓸 병이더이다


그 병으로 내 길에 

해가 떴다가 지고

달과 별이 떴다가 지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수없이 돌아 흐르며

내 병은 깊어졌습니다


아무리 그 병이 깊어져도

그대에게 이르지 못할병이라면

이제 나는 차라리 그 병으로 

내가 죽어져서

아, 물처럼 바람처럼

그대 곁에 흐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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