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텃밭에는
부모님의 정성과 사랑이 쑥쑥 자라고 있다.
자식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텃밭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넓은
밭농사에서 손을 놓지 않은 부모님.
물론 지금은 두 분이 연로하셔서
자식들이 자주 내려가 도와드리고는 있어도
이것저것 제철 채소를 심어놓으시고
굽으신 허리로 힘들게 걸음을 옮기시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돌보시는 모습에
그저 고맙고 감사하고 명치가 알싸하다.
밤에 주무시면서 끙끙 앓는 소리를 내시면서도
자식들에게 나눠 주는 행복이
가장 크기에 힘든 것도 모르신다며
어제도 트렁크도 부족해 뒷자리까지
이것저것 여섯 상자를 실어 주신 나의 부모님
당신들의 그 마음 충분히 알기에
버리지 않고 맛있게 잘 먹으련다.
그나저나 한 동안 식탁이 풀밭이겠네ㅎㅎ
유난히 꽃을 좋아하는 엄마는
텃밭 가장자리에 철쭉을 비롯하여
장미, 모란, 수선화, 개나리, 진달래로 울타리 만드시고
마당 끝에는 단풍나무까지 쭉 심어 놓으시고
꽃이 필 때마다
"내년에도 이꽃을 볼 수 있으려나 물러
난 죽으면 꽃밭 가꾸는 일 허고 싶은디"라며
눈물을 그렁이시는데
올해 어버이날에도 불당화 앞에서
자식들과 사진을 찍으며
"이렇게 탐스런 꼬슬 내년에는 볼려나 물러"하셔서
자식들 눈시울을 붉히게 하셨다.
두 분 부모님 덕분에
무농약 채소를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싱싱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고
탐스럽고 향기로운 꽃을 볼 수 있는
이 축복과 행복을 앞으로도
오래오래 누리고 싶기에
오늘도 부모님의 건강을 기원하는
나의 바람은 간절하게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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