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사 4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가을날 성북동을 즐기다

11시 오픈인 '성북동면옥집'은 오픈런을 해야 자리를 잡을 수 있어 아침부터 서둘러 도착하니 5분전 오픈과 동시에 전좌석이 손님들로 채워졌고 우리도 기다림 없이 이른 점심을 먹고 '카페 갤러리'에서 핸드드립 커피로 가격은 좀 비싸도 커피맛이 그만인 제대로 된 커피를 마셨다. 개인별로 준비해 주어서 왠지 더 대접 받으며 마시는 느낌이랄까. 카페가 크질 않아 이야기도 작은 소리로 나누니 더 집중하여 듣게 되어 좋았다. 대형카페의 와글와글 소리를 음소거한 듯 작은 카페의 아기자기함과 아늑함도 나름좋고 건너편 길상사가 한 눈에 들어와 눈도 시원했다. 꽃무릇은 그늘진 곳에 몇송이만 남아있어 아쉬웠지만 구름 한 점 없은 파란하늘이 너무 예뻐 아쉬움을 뒤로 하며 작은 꽃들을 자세히 보며 조용한 산사를 둘러보다 보니 ..

늦바람이 무섭다더니만~~ㅎㅎ

오랜만에 차 두고 걷기 겸 대중교통을 이용해 성북동 탐방에 나섰다. 한성대역 6번 출구에서 만나 마을버스 2번 타고 길상사 올라가는 길이 구불구불 하고 높아지는데 이건 완전히 롤러코스터 보다도 더 아찔하고 무섭고 스릴까지 있게 운전하시는 버스기사님 덕분?에 간만에 놀이기구는 탄 거 같았지만 심장이 쫄깃하고 십 년은 수명이 줄은 듯ㅠㅠ 손님들이 무섭다고 궁시렁대도 들은 척도 안하셔서 서 있던 우리도 손잡이를 어찌나 꽉 잡았던지 어깨가 뻐근했다. 요즘은 대중교통도 승객들의 안전을 최우선 시 하는데 연세도 있으신 기사님은 승객들에게 짜릿함을 느끼게 하는 게 컨셉이신가? 암튼 최고의 아찔, 최악의 공포의 2번 버스ㅠㅠ 버스 공포 탓인지 하차하고 나니 급 배가 고팠는데 '성북동 면옥집'은 역시나 웨이팅 후 20 ..

길상사 꽃무릇에 마음을 빼앗기며~~

꽃무릇을 흔히 보는 게 쉽지 않아 개회시기인 요즘 길상사를 찾았다 꽃무릇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 사진으로 남기는 모습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오는 걸 보니 길상사 꽃무릇이 유명하긴 한가보다 군락을 이루고 피지는 않아서 탄성을 자아낼 정도는 아니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노라니 붉은 꽃의 도도함의 그 무엇인가가 가슴을 뜨겁게 했다 경건한 마음으로 길상사를 둘러보고 커피도 마실 겸 책도 읽을 겸겸사겸사 다원에 들러 비치된 책을 읽다가 오세암 동자승의 얼굴을 책 속에서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솟으며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데 옆 테이블 손님들 볼까봐 고개도 못들고 휴지로 연신 닦아도 20분은 족히 흐르는 눈물 그냥이었다 이런 게 그냥이라는 거구나 싶었다 책장을 넘기다 마주한 동자승의 표정 5살 얼굴 표정이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