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그 사람의 마음을 담는다고 하지만 내 말에 내 마음이 담긴 것을 나도 잘 모를 때가 많은데 다른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담아졌는지 서로가 어찌 다 알 수 있으랴. 상대의 마음까지 들여다보려 하지 않고 그냥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딱 그만큼의 거리를 둔 관계도 때론 참 필요하고 좋은 거 같다. 지난 시간을 들쑤셔 내서 빈정대고 서운해 하고 어이없어 하고 화가 나서 발끈하고 이해가 되지 않아 고개를 갸웃해도 그또한 돌아가고픈 아쉬움이 아닐까 싶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에 마을의 작은 냇물도 포효하 듯 물거품을 일으키며 둑을 무너뜨릴 기세로 흘러갔지만 아마 오늘은 잔잔함과 평온함으로 그날의 포효를 기억이나 할까 싶다. 삶이 그러하듯이 냇물 또한 그러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