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하루가 수지맞은 거 같은 날이 있다.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으며 건강한 밥상만으로도 뿌듯한데 "맛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올 때, 자연 속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려했는데 커피값까지 착한 가격일 때, 유기농 토마토라서 맘 놓고 먹을 수 있어 샀는데 상추와 치커리를 텃밭에서 직접 뜯어 가라길래 환호성을 지르며 양껏 뜯을 때, 이 정도면 하루가 수지맞은 거 아닐까. 매일을 수지 맞는 날을 기대한다면 그건 도둑놈 심보일테지만 내돈내산으로 즐기며 뜻하지 않게 호강하는 거 같은 그런 날들이 뜨문뜨문 있다면 그건 충분히 기대해도 되겠지. 사람과 사람 인연도 인연이 길어지고 깊어질수록 그게 수지 맞고 즐거운 삶이지 않을까 싶다. 요즘 자주 수지 맞는 날들이 많아지며 누군가 시샘해서 내 수지를 빼앗아갈까봐 가끔은 불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