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2

볕 좋은 늦가을이 참 좋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행복은 거창해야만 그리고 특별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동안 누려온 소소한 삶들이 얼마나 행복이었고 특별했는지를 지금에와서야 새삼 느끼게 된다. 살아오면서 딱히 불행하단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진즉에 알았더라면 벅찬 행복들을 수없이 느끼고 받아들이며 더 행복하게 살면서 가족, 친구, 지인들에게는 물론이거니와 내가 가르친 수많은 아이들에게 행복한 내 모습, 내 웃음, 내 감정들이 더 많이 전해져서 그들에게 조금 더 행복을 나눴을텐데 싶다. 반짝이게 청소를 해놓고 베란다에 앉아 냥이들과 햇볕 쪼이기를 하며 마시는 오늘의 커피 한 잔은 똑같은 커피인데도 향기가 더 짙다. 오늘도 나는 이런 소소한 행복들을 맛보며 무지개 쫓듯 행복을 쫓는 우를 범하여 삶의 행복을 ..

심쿵하게 벌렁댔으면 좋겠다

어제 오후에, 선명한 일곱빛깔 무지개를 보았다. 무지개를 보면 뭔가 좋은 일이 생긴다는데 두근두근~~좋은 일이 뭘까?? 코로나19 종식,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의 건강, 내가 아는 사람들 모두의 행복 이런 것들은 너무 거창하고 늘 소원하는 것들이어서 잠시 접고 가을가을한 날씨와 점점 높아지는 하늘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마음, 매년 겪는 가을이지만, 가을엔 왜이리 마음이 쓸쓸한지. 이게 불치병이라는 가을병인가?? 그냥 쓸쓸해지는 가을날에 심쿵하게 훅 사람 하나 들어왔음 싶겠다. 뭘 어쩌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심쿵해서 벌렁댔으면 좋겠다. 기혼인데 미친 거 아니냐~~ 나이가 몇 살인데 주책이야~~ 관습의 잣대를 들이밀어도 난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결혼과 상관 없이 나이와 상관 없이 감정은 늘 핑크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