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호리 4

혼자 즐기는 하루가 때론 더 편하다

아침 먹고 커피 마시다 날씨가 너무 좋아 훌쩍 출발~~ 시동을 걸며 문득 떠오른 곳이 '황순원 문학관' 입장료 내려했더니만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무료입장이라니 2000원인 입장료 보다 몇십배는 수지 맞은 느낌으로 기분이 절로 업업~~ 문학관을 둘러보고 가끔씩 혼자 가서 책읽는 카페가 근처인지라 '나인블럭 서종'으로 이동. 손님들이 많지않아 조용하고 창밖 풍경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어 서너시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서 읽다보니 반쯤 남았던 김영하의 '오직 두 사람'을 다 읽고 나니 더 읽고 싶은 아쉬움이 뚝뚝. 역시 김영하 작가의 책은 주변의 움직임도 모르고 빠져들게 하는 몰입감이 있다니까. 책을 덮고 주변을 살펴보니 서너팀 있던 손님들이 모두 나가고 이층에는 나혼자 덩그마니 남아 셀카 몇 장 찍고..

혼자서도 잘 놀아요ㅎㅎ

봄은 어느새 가까이 와 있었다. 문호리 가는 길가에 핀 개나리, 산수유, 생강나무꽃까지 심장 박동수를 빠르게 높여 주었다. 환호를 지르며 수상스키를 타는 모습을 보노라니 내 가슴까지 후련해지며 북한강 물줄기 따라 만보 걷기 달성! 강바람을 맞으며 매화꽃도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 중 담주 쯤에 다시 가면 제법 꽃들이 피어있겠지. 꽃망울을 보노라니 스킨 하나만 발라도 풋풋하고 예뻤던 그때 그시절이 왜그리 그리운지 지금이 가장 여유롭고 좋음에도 불구하고 불쑥 등장하는 옛생각에는 자주 백기를 들게 한다. 만 보를 걸었으니 에너지 보충은 기본 팥빵만 먹을까 했는데 뭔가 부족하다 싶어 밤식빵까지... 테이블에 놓인 빵을 보는 건너 편 아줌마들의 표정이 뜨악~~ 그러든 말든 밖의 풍경 보며 밤 부스러기까지 완벽하게 ㅎ..

혼자서도 잘 놀아요~~ㅎㅎ

따스하게 비치는 햇살, 차 안에 퍼져나는 커피 향기, 책읽을 때 듣기 좋은 93.1' 이번달 목표달성 네 권 중 마지막 한중록 무엇이 더 필요하랴~~ 완벽하게 갖추고 차 안에서 독서 삼매경 두 시간. 눈도 아프고 목도 아프고 뇌를 가동시켰으니 척추 가동을 시작~~ 북한강을 따라 걷다보니 '문호리 리버마켓' 자리에 놓여진 의자들 친구와 강물을 바라보며 커피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면 그만일 듯. 춥지 않은 날엔 소나무 아래에 앉아 김밥과 따뜻한 차를 마시는 소풍을 즐기며 햇빛에 반짝이는 갈치 비늘 같은 북한강물에 흠뻑 취해보는 것도 그만일 듯. 사람도 간간히 산책하고 있어 음악 들으며 걷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 때늦은 노란 민들레가 활짝 피어 한참을 멈추도 들여다 보고 또 보고 우리네 삶도 때론 생각지도 않..

'민들레 밥상'은 꽃향기처럼 밥향기가 좋았다.

며칠 전,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밥집을 찾다가 '가정식 백반'이라고 쓰여 있는 메뉴를 보고 별 기대없이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한 눈에 확 들어오는 콜라캔과 병들이 사방으로 둘러싸여 있어 정신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익어서 그런지 갖가지 콜라병들이 재미있기도 하고 어릴적 추억도 떠오르게 했다. 우리가 감탄하며 가격을 묻자 "엄청나게 비싼 것도 있어요, 한정판도 많이 있구요'라는 사장님의 자부심이 하늘을 찔렀다 ㅎㅎ 콜라병 모으기 자부심만큼 또 자부심을 갖고 있는게 밥상이었다. 가격 착하지 위생 착하지 맛 착하지 친절 착하지 '이영애, 손예진, 공효진...' 등 내로라하는 연예인들이 다녀갔다며 '공효진'은 단골이라고 자랑까지 착하셨다. 기분 좋은 밥은 살도 가지 않고 건강으로 가는 듯 ㅎㅎ